앱스트랙트에서 만나 문장 5편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
- A_house
- 2019년 1월 10일
- 1분 분량
‘인셉션’의 다큐멘터리 버전 같은 거였으면 좋겠어요 영화 ‘인셉션’에 깔린 기본적인 전제는 여러 제약 때문에 현실에서는 꿈을 이룰 수 없지만 꿈속에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거잖아요 최고의 건축이란 바로 그런 거예요 꿈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아이디어를 엄청난 노력을 투입하고 각종 허가를 취득하고
다양한 예산 편성과 공사 끝에 현실로 만드는 거죠
...
여행을 떠날 때 말이죠
나에게 어떤 것이 중요한지는 알아도
내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에게 중요한 것을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면
어디로 가든지 거기가 내가 가야 할 곳이 되는 거죠
저 건물을 만들 당시엔 저런 발전소는 꿈도 못 꿨지만
두 건물의 바탕이 된 건축 철학은 다르지 않아요
-앱스트랙트 중에서

모든 일에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기준은 우선순위를 만들고 우선순위는 효율을 만들고 효율은 더 나은 결과에 다가가게 합니다. 반대로 기준이 없다면 길을 잃고 방황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기준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수많은 역할과 능력을 요구받는 지금에 사는 우리는 그저 휩쓸려서 살아가게 됩니다.
작업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산 문제, 일정 문제, 커뮤니케이션 문제, 스텝들과 담당자의 성향 문제, 트렌드 등과 싸우다 보면 끊임없는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이때 적당한 타협을 위해 기준이 없는 결정을 내리고 그것들이 쌓이게 되면, 결국 예쁜 비단옷이 아니라, 너덜너덜한 조각보만 남게 되죠.
잉겔스가 해준 말은 이런 부담에서 탈출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줍니다.
좋은 결과물로 향하는 길 최선의 타협점이 무엇인지 모른다 해도, 나의 기준은 양보해선 안 되는 겁니다. 잉겔스가 꿈꾸는 인셉션 같은 건축처럼 우리에겐 그런 기준과 가치가 필요합니다. 각자에게 다 다를 수 있는 기준이지만 이 기준이 없다면 결국 평생 누더기만 걸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이를 '곤조' '고집' '꼬장' 등의 단어로 비하하기도 하지만
적당한 'ㄱ'이 없으면 색깔도 없고, 가치도 없고, 성취감도 없어지게 됩니다.
타협을 위한 타협이 아니라, 가치를 위한 타협을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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